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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존 조류도감 원고-휘파람새2006/04/08
장용창

휘파람새

이 글은 새가존이 만들려는 도감의 원고입니다.

1. 제주도 사람들에게 친숙

제주도 사람들에게 친숙한 새를 꼽으라면 휘파람새가 열 손가락 안에는 들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휘파람새의 모습을 보고 구별할 수 있는 제주도 사람은 100명도 안 될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그 소리로 이 새를 알아내기 때문이다. 인간이 사물을 인지할 때 다섯 개의 감각 중 시각에 90% 정도를 의존한다고 하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아직도 청각을 많이 이용한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컴퓨터와 tv 등 현대문명은 시각 정보에 너무나 많이 의존하는데, 새를 즐기는 사람들은 청각도 많이 활용한다.

2. 번식기 소리와 비번식기 소리

휘파람새는 크게 두 가지 소리를 낸다. 하나는 양력 3월 중순부터 4월말까지 내는 번식기 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외의 기간에 연중 내는 소리이다. 번식기 소리가 “쿄~ 쿄이효오”라고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리인 데 비해, 비번식기 소리는 “첵첵”하는 단순한 소리이다. 영어로는 Japanese bush warbler라고 하는데, 이것은 덤불(bush) 속에서 늘 첵첵하는 소리를 내기 (warble) 때문이다.

3. 한국 내 분포

번식기 때 내는 이 소리는 제주도의 들판 어디를 가도 흔히 들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제주도에 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듣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전라남도의 서해안에서 남해를 따라 경상남도의 동해안까지, 즉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있는 해안가 지역에도 휘파람새가 살고 있긴 하지만, 이 지역 인구가 많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은 휘파람새를 잘 모른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어느 시골에 가든 옛 어른들도 휘파람새 소리를 잘 안다. 음력 5월 보리를 수확하고 나서 겨를 불릴 때면 농부들이 휘파람소리로 휘파람새 소리를 흉내 내며 바람이 일기를 기원하곤 한다. 그만큼 제주도 사람들에게 휘파람새 소리가 친숙하다는 뜻이다.

4. 몸을 잘 숨기는 휘파람새

그런데도 휘파람새의 모습을 본 제주도 사람은 드물다. 그것은 휘파람새가 주로 덤불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휘파람새 소리를 듣고 따라가봐도 정작 모습은 보이지 않고 덤불 속에서 아름다운 소리만 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휘파람새가 자신을 맹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늘 덤불 속에 모습을 감추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휘파람새는 많은 사진 작가들을 애태우기도 한다. 10년 넘게 새 사진을 찍어온 어느 사진작가는 휘파람새 사진을 찍었다는 소식에 바로 달려갔다가 실패한 경험도 많다고 한다.

5. 일본의 휘파람새

휘파람새는 한국 말고 일본에도 많이 있다. 더욱이 일본에는 여러 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많은 일본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고 한다. 일본의 고대에 지어진 만엽집이라는 유명한 책에도 휘파람새가 작품 속에 등장할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휘파람새에 대해 각별한 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도 휘파람새가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는 안 보이기 때문에 문학의 주요 주체였던 서울 사람들의 관심을 못 끌었던 것 같다.

6. 번식기 소리의 목적

소리가 고운 새들이 소리를 내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짝을 찾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것이다. 서정주가 시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한 것처럼, 소쩍새는 번식기인 봄 이외에 여름과 가을까지고 소리를 내는데, 이것은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로빈(robin, 붉은가슴울새)의 경우에도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 일년 내내 소리를 낸다. 그에 비해 휘파람새 등은 짝을 찾기 위해서만 특이한 번식기 소리를 낸다. 이런 경우에 속하는 새에는 흰배지빠귀 등이 있다. 이렇게 번식기에만 고운 소리를 내는 새들은 번식기 소리와 비번식기 소리가 확연히 다르다. 동박새의 경우에도 번식기인 봄에는 삐익하는 맑은 소리를 낸다.

7. 단독 생활과 집단 생활

생활 패턴을 기준으로 보면, 단독으로 생활하는 새들과 집단으로 생활하는 새들로 나눌 수도 있다. 단독 생활을 하는 새들은 주로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소리를 내는데, 소쩍새가 대표적이며, 휘파람새도 이에 속한다. 그에 비해 민물도요는 수천마리가 한 장소에서 먹이를 구하고 한꺼번에 이동을 하기도 한다. 한 종의 보존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는 어느 전략이 우수할까? 여기에 대해서는 답이 없다. 단,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는 이 두 전략을 모두 무색케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도시가 성장해서 덤불이 없어지면 휘파람새가 멸종할 것이고, 갯벌을 메워 육지로 만들면 민물도요가 멸종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태계에 존재하는 많은 종에게 있어 공공의 적일까? 우리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덧글 5개

  kang
이글을 도감에 다 넣을려면 도감이 달력만 하게 만들어야 다 들어가지 않겠소??
그리고 휘파람새는 둥지만 찾으면 원하는 포즈를 다찍을 수 있구요....둥지가 생각보다 엄청많습니다. 장선생도 올해는 휘파람새둥지를 꼭 보시길...아님 시간날때마다 우릴 쫓아다닌던가...   2006/04/08   

  홍수연
ㅋㅋㅋ 이젠 사십을 바라보는 나이라..쫓아다니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6/04/08   

  장용창
도감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편집회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여기 홈페이지 상에서라도 의논을 해봄이 어떨지. 5분 연설을 하려면 50분 분량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준비할 땐 얘기할 거리를 충분히 준비한 다음 정작 책에는 그 내용 중 가장 재미 있고 긴요한 것만 넣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량의 제한 때문에 글을 함부로 줄이다 보면 영 재미 없는 책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몸 색깔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소리들은 우리 도감에 넣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도감에 다 있는 내용을 굳이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2006/04/08   

  장용창
잘 보인다, 흔히 보인다, 흔하지 않다 등의 평가를 어떤 대상을 기준으로 할지 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금이라도 새에 관심이 있어서 보기 시작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휘파람새가 제주도에서 흔히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새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본다면 휘파람새의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도감을 만들 때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독자를 누구로 할지 설정하는 것입니다. 이것부터 지금 홈페이지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책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2006/04/08   

  김영호
네~~~ 역시 장선생님은 많은 생각을 하시네요~~!!일단 제가 생각하기에는 강선생님의 말에 동의 합니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다 넣으려면 책이 넘 커질것 같고!??? 그렇다고 장선생님 말대로 너무 축소하다 보면 재미없는 책이 만들어 질것도 같고~~!! 다 같이 한번 상의를 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200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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